계약전력 산정 방식(사용설비 vs 변압기 용량)에 따른 전기요금 차이
서론
계약전력 산정 방식은 사업장의 전기요금 총액을 결정짓는 출발점입니다. 국내에서는 보통 사용설비 기준과 변압기 용량 기준 두 가지 방식이 활용되며, 이 둘은 같은 전력 사용량이라도 요금 구조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어느 기준을 선택하느냐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산정 방식의 정의와 계산 원리, 장단점, 실제 사례에서의 비용 차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목표는 단순 비교가 아니라, 왜 차이가 발생하는가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하는가를 전문가의 시각에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사용설비 기준: 설치된 장비의 합산으로 산정
사용설비 기준은 사업장 내 설치된 전기설비(조명, 콘센트, 기계, 냉난방기 등)의 정격용량을 합산해 계약전력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동시사용률과 부하계수를 적용하여 실제 예상 부하를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조명·컴퓨터·냉난방기의 합계가 30kW라고 하더라도, 모두 동시에 최대 부하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동시사용률(예: 0.6)을 적용해 계약전력을 18kW로 산정하는 식입니다. 이 경우 실제 계약전력은 장비 총합보다 낮게 나옵니다.
장점은 현실적 부하 패턴을 반영해 과도한 기본요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상가, 사무실, 병원처럼 장비가 다양하지만 동시에 모두 가동되지 않는 업종에서 유리합니다.
단점은 신청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입니다. 사용설비 내역서를 정확히 작성하고, 동시율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부정확하면 계약전력이 실제보다 높게 잡혀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변압기 용량 기준: 설치 용량 전체를 계약전력으로
변압기 용량 기준은 말 그대로 수전설비의 변압기 정격용량을 계약전력으로 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300kVA 변압기를 설치했다면, 별도의 동시율 고려 없이 300kW 상당의 계약전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장점은 단순성입니다. 설비 목록을 따로 제출하거나 사용패턴을 설명할 필요 없이 변압기 용량이 곧 계약전력이 됩니다. 산업용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이 방식이 흔히 적용됩니다.
그러나 단점은 명확합니다. 실제 사용량과 무관하게 변압기 용량 전체가 기본요금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변압기를 넉넉하게 설치했더라도, 실제 최대수요전력이 200kW 수준이라면 불필요하게 높은 기본요금을 낼 수 있습니다.
즉, 변압기 용량 기준은 설비 확장성에는 유리하지만,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산업용과 일반용에서의 차이
산업용 요금 체계에서는 공정 안정성과 연속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변압기 용량 기준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최우선이고, 일정 규모 이상에서는 동시율 추정이 어려워 단순화된 기준이 선호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용 요금 체계에서는 사용설비 기준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입니다. 상가·사무실·교육시설은 피크 부하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므로, 전체 설비가 동시에 가동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사용설비 기준을 택하면 실제 전력 사용 패턴과 더 일치합니다.
이 차이로 인해 산업용 사업장에서는 기본요금이 높게 책정되더라도 공정 유지와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득이고, 일반용 사업장에서는 과다 계약을 피하고 현실적 계약전력을 책정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실제 비용 차이 시뮬레이션
예를 들어 200kVA 변압기를 설치한 중형 공장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제 최대수요전력은 120kW 수준입니다.
- 변압기 용량 기준: 계약전력 = 200kW → 기본요금이 200kW에 해당
- 사용설비 기준: 동시율 0.6 적용 → 계약전력 = 약 120kW → 기본요금이 120kW에 해당
이 경우 매달 기본요금 차이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수천만 원 차이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사업장 특성에 따라 산정 방식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무 적용 포인트
실무에서 계약전력을 산정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업장 부하 특성을 먼저 분석한다 (연속 vs 간헐, 피크 집중 여부)
- 사용설비 기준을 신청할 경우, 내역서 작성과 동시율 설정 근거를 명확히 제시한다
- 변압기 용량을 여유 있게 설치할 경우, 실제 요금 부담을 반드시 검토한다
- 산업용은 확장성, 일반용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전기설비 전문가와 상담하면 불필요한 기본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장비를 설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요금 체계와 맞는 계약전력 산정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결론
계약전력 산정 방식(사용설비 vs 변압기 용량)에 따른 전기요금 차이는 단순한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장의 특성과 운영 전략이 맞물린 의사결정입니다. 사용설비 기준은 현실적 부하 패턴을 반영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신청 과정에서의 정밀성이 요구됩니다. 변압기 용량 기준은 단순하고 확장성이 있으나, 불필요한 기본요금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업장 부하의 성격과 향후 확장 계획을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불필요한 전기요금 지출을 막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운영이 가능합니다.
